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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방

사랑의 정의와 실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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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지인이 이런 말을 했었다.

사랑을 잘 모르겠어도, 사랑한다고 말을 해야 한다.

그 행위가 사랑하려는 노력 중 하나이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내가 사랑을 알려고 하는 것에만 급급한 나머지,

사랑을 하는 것에는 관심도 두지 않았던 것이 아닐까.

이것은 마치 스페인어 회화를 하겠다고 나섰는데,

 말하기는 연습하지도 않은 채 스페인어의 기원만 찾아보고 있는 격이랄까.

 

사랑에 대한 정의를 내리는 것은 중요한 일이 아닐 수도 있다.

 시간 낭비일 수도 있다.

래도, 나만의 정의를 찾고 싶다.

 

 


사랑을 몰라도 사랑한다고 말 할 수 있을까.

 

연인간의 사랑을 말해보자.

나는 현 애인(P)에게 사랑한다고 자주 말한다.

이틀에 한 번 꼴로 말 하는 것 같다.

이것은 분명 내가 사랑을 안다는 사실과는 별개의 행위일 것이다.

 

 어느 때는 너무 말하고 싶은 순간들이 있다.

상대방이 너무나 사랑스러워, 그 느낌을 표현하고 싶을 때이다.

 당신은 사랑스러워라고 말하는 것은 그저 사실을 말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

내 감정이 곁들여 있지 않은 설명에 가까운 느낌이 든다.

 

하지만 사랑해라고 말하면

당신이 사랑스러운 존재임과 더불어

그 존재를 내가 알고 소중히 생각한다는 내 생각까지 전달되는 것 같다.

 그래서 사랑해라고 말한다.

 

사랑은 두려움’, ‘즐거움’, ‘기쁨과 같이 한 번에 설명이 되는 단순한 감정들과는 확실히 다른 것 같다.

그래서 더욱 사랑이라는 말을 쉽게 입에 담지 못하는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한번에 설명이 되는 감정이 아니기에.

 


사랑은 정성을 다 하는 것

 

 

어느 책에서 이런 글을 봤다.

 “꽃을 좋아하는 사람은

꽃을 사서 화분에 심고 그 꽃들로 집을 장식한다.

꽃이 시들면 다시 산다. 장식한다.

 꽃은 집을 꾸미기 위한 수단이다.

 

꽃을 사랑하는 사람은 꽃을 사서 화분에 심고

매일 매일 잘 자라고 있는지 확인한다.

 물을 준다. 햇빛에 놓아준다.

시들지 않도록 신경 쓴다. 매일 들여다본다.

정성을 다한다.

꽃 그 자체에 목적이 있다."

 

그렇다면 잘 있는지 확인하고 신경쓰고 정성을 다 하는 것.

이게 사랑하는 것일까.

 


사랑한다 말할까

 

 

내가 참여하는 어느 모임의 회장은

종종 단톡방에서 사랑하는 여러분’, 혹은 여러분 사랑합니다는 표현을 쓴다.

그가 매일 우리를 신경 쓰고 우리에게 정성을 다 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는 우리에게 사랑한다고 말한다.

 

이 상황에서 내가 그에게 당신은 진짜 우리를 사랑하는 것인가요?

당신은 사랑이 뭔지 알고 그런 말을 하시는 건가요?’라고 따지는 게 유의미한 행동일까.

 

아니다.

그가 사랑하기 위해 사랑한다는 말을 하는 것임을 안다면

 그렇게 따지는 것이 어리석은 짓이라는 걸 알게 된다.

 

 '사랑해' 라고 말하는 것은 사랑하고 싶은 사람의

사랑하려는 노력이다.

 

 


 

사랑해라고 말하기 전에 사랑을 진정 아는 것인지,

 진짜 사랑해서 말하는 것인지 의심을 떨쳐버리지 못해

사랑해라고 말하는 기회를 놓쳐버린다면,

스페인어의 기원을 알지 못해

스페인어 공부를 포기 해버리는 것과 같다.

 

 

자신만의 사랑의 정의를 내리고 그것을 탐색하려는 노력은

그것 자체로 대단한 행위이다. (요즘 얼마나 많은 사람이 사랑을 탐구하려 할까?)

꾸준히 책을 읽고 사람들과 사랑에 대해 얘기를 나누고 인생을 살아가며

누구나 자신만의 사랑의 정의를 내릴 수 있다. 

 

하지만 자칫하다 정의 내리기에 얽매여

 사랑을 실천하는 것에서 멀어질 수도 있다.

 


 

사랑을 알지 못해도 사랑해라고 말할 수 있다.

 사랑을 하고 싶다면 사랑해라고 말하면 된다. 

연인, 부모님, 친구, 선생님에게.

말하는 것만으로 사랑을 실천하는 것이 된다.

 

나는 아마 오랜 시간동안 사랑을 정의 내리지 못 할 것 같다.

어쩌면 불가능한 일 일수도 있다.

 

 내가 어느 날 사랑을 정의내렸다면,

나만의 사랑하는 '방식'을 정한것이겠지.

 

 

 정의를 내리지 못해도 사랑을 실천할 수 있다.

'사랑해'라고 말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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