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번째 질문 내가 더 이상 아이가 아니라는 걸 알게 된 순간 아이에게는 모든 것이 신기하다. 세상은 재밌는 것으로 가득차있어 아이를 좀처럼 심심하게 놔두지 않는다. 비오는 날 길에 고여있는 물 웅덩이는 가장 재밌는 놀이거리 중 하나다. 첨벙 첨벙 밟고 지나가는게 그렇게 재밌을 수가 없다. 비가 쏟아지면 맞는다. 속눈썹까지 흠뻑 젖어 눈을 뜰 수 없는 상태가 되면 맨 손으로 얼굴 세수를 하면 된다. 한 여름 푹푹 찌는날이면 땀을 뻘뻘 흘리며 빠삐코 아이스크림을 먹으면 된다. 길가의 풀잎 사이로 작은 생물이라도 보이면 가던길을 멈춘다. 초록색 생물이 팔다리를 움직이는 모습, 어디로 향하는지, 무얼 찾는지 모든 게 궁금해진다. 그 초록색 생물 하나 때문에 몇 시간 쭈그려 앉아 시간가는 줄도 모른다. 집에 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