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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식의흐름 4

확률과 희망 (글쓰기연습 642)

55번째 질문 돈뭉치를 발견하다 누구나 그런 꿈을 한 번 씩 꾼다. 지나가다 돈벼락 한번 맞아보는 꿈. 실제로 그럴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는 건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그런데 다들 그런 기사는 가끔씩 봤을 것이다. 길을 가다 돈다발을 주은 사람, 현금이 두둑히 들어있는 지갑을 주은 사람. 가능성은 희박하겠지만 분명 현실에서 일어나는 일이다. 기사에 나왔다는 것은 주은 사람이 경찰서에 되돌려줬기 때문일 것이고 기사에 나왔기 때문에 그런 일이 일어났다는 사실도 알 수 있는 것이다. 그러니까, 경찰에 알리지 않고 줍줍한 익명의 사람들이 분명 있을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어쩌다 한 번씩 기사로만 접할 수 있는 수준의 기적같은 일이 자신에게도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한다. 과학적 근거가 전혀 없지만 그래도 사람들은 희..

글쓰기연습 2020.08.25

이상한 것 속의 진실 (글쓰기연습 642)

31번째 질문 친구가 전화를 해서는 당신이 어제 경찰차 안에 있는 걸 봤다고 한다. 무슨 일이 있었는가? 어제 나는 여느 때와 같이 7월의 여름 햇살을 받으며 길을 걸어가고 있었다. 전날 장대비가 내려서 그런지 하늘은 새파랗고 어느 때보다 태양을 강렬하게 내리쬐고 있었다. 나는 집을 나와 동네의 작은 공원을 지나 대로변의 횡단보도에 서서 신호가 바뀌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신호가 바뀌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갑자기 내 앞으로 경찰차가 서더니 경찰복을 입은 남자 두 명이 내려 나에게 다가왔다. 한 남자가 나에게 말했다. "신고가 들어와서요, 아가씨가 여기 너무 오래 서있어서 이상하다는 신고가요." 나는 이게 무슨 황당한 소리인가 했다. 처음엔 잘못 들은 줄 알았다. 그래서 이 말 밖에는 내뱉을 수가 없었다. ..

글쓰기연습 2020.07.28

우연의 해석 (글쓰기연습 642)

11번째 질문 파란 물건을 가진 남자가 지금 하는 생각 그는 옆구리에 파란색 박스를 끼운 채 서있다. 누군가를 보고 있는 듯 하지만 그쪽으로 가지 못하고 망설이고 있다. 하지만 그에겐 지금 이럴 시간이 없다. 얼른 박스를 배달하고 다음 장소로 이동해야 한다. 하지만 그는 들어가지 못한다. 자신을 숨기고 싶다. 대문 앞에서 박스만 들고 어쩔 줄을 몰라한다. 그가 서있는 대문 안 현관문에서 남녀 한 쌍이 나온다. 우물쭈물하는 바람에 그는 그들과 마주쳐버렸다. 그는 택배 박스를 들고 줄 듯 말 듯 어정쩡하게 서있다가 그들 앞에 박스를 황급히 내려놓고 도망치듯 나온다. 왜 하필 본인이 배달하는 그 집에 그녀가 사는지, 왜 하필 배달하는 그 시간에 그녀가 나온 건지. 그는 이 상황을 우연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

글쓰기연습 2020.07.18

글쓰기의 시작은 어떻게?

쓰고 싶다는 욕망 하나로 노트북을 켰다 (의식의 흐름을 따라서) 딱히 떠오르는 주제 없이 무작정 노트북을 꺼내 구글 문서를 연 뒤 손가락을 타자 위로 갖다 댄다면, 어떤 문장들을 쓰게 될 까? 분명한 것은 나도 모른다는 것이다. 무엇을 써야할 지 모른 채 그저 써야 한다는 일념 하나로 자리에 앉았다. ‘글쓰기는 질보다 양이다.’ 글쓰기에 조금이라도 관심을 가진 사람이라면 이 말은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봤을 것이다. 내가 그동안 찾아본 글쓰기 관련 책에 이 문구가 없던 책은 하나도 없었다. 양을 채우려고 오늘도 일단 적고 본다. 할 말이 딱히 없으니(사실 머릿속에는 엄청 많은 생각들이 실타래처럼 얽혀있다.) 일단 내가 있는 장소부터 묘사해봐야겠다. 아, 나는 묘사에 약하다. 사실 약하다고 말하는 건 적절..

생각의 방 2019.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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