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을 초대하기로 한 결정은 배우자의 초강수였다.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게 만드는 마지막 한 수였다. 배우자는 4박에 300만 원이 넘는 5성급 호텔을 예약했다. 우리가 사는 곳으로 부모님을 초대하기 위해서다.나는 이번에도 배우자의 결정을 무리수라고 생각했다. 과한 도박처럼 보였다. 그러나 그 결정에는 분명한 목표가 있었다. 부모님께 좋은 경험을 직접 체험하게 함으로써, 특히 어머니께 어렸을 때 누리셨던 부유한 삶의 기억을 되살리고, 그 시절의 부의 에너지를 회복시켜 드리는 것. 그리고 이를 통해 앞으로의 삶에서 풍요로 나아갈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것이 목적이었다.나는 늘 그랬듯 배우자의 급하고 무리한 행동이 두려웠다. 안전이 위협받는 기분이 들었다. 스스로 벼랑 끝까지 몰아가는 듯한 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