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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방/문학 6

<잠실동 사람들> 정아은 3.5

정아은 작가의 글은 생생하다. 속도를 내서 읽어도 이해에 문제가 없을 정도로 잘 읽힌다. 자신의 경험을 반영했기에 글이 그토록 현장감이 느껴지는 것이겠지만, 그만큼 글을 잘 쓰기에 가능한 일이다. 장강명 작가가 종종 생각 났다. 은 내가 읽은 정아은 작가의 두 번째 책이다. 가 처음이고 두 번 째로 를 읽고 싶었지만 그날 갔던 알라딘 서점에 그 책이 없었으므로 나는 남아있던 을 구입했다. 를 매우 재밌게 읽었고, 심플하면서 생생한 문체도 마음에 들었던 차에, 도 추천받았던 터라, 정아은 작가는 믿고 읽어도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잠실동 사람들 잠실동 사람들의 이야기다. 잠실동에는 삐까뻔쩍한 고층 아파트도 있고 뒷골목에는 다닥다닥 붙어있는 원룸의 지하방도 있다. 이곳에서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다. 그 중..

책방/문학 2019.05.07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줄리언 반스3.0

저절로 두 번 읽게 되는 책과, 두 번 읽어야만 이해되는 책이 있다. 내 기준으로 이 책은 후자다. 은 전자였다. 나는 왠지 전자에 더 마음이 간다. 은 다 읽고 난 후 ‘어.. 뭐지?’하며 홀리듯 첫 장으로 돌아가 다시 읽었지만, 이번 책은 처음부터 다시 읽을 수밖에 없도록 노골적으로 장치를 만들었다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대놓고 ‘자 이해가 잘 안 되지? 두 번 안 읽었구만’ 이러는 느낌. 메인 스토리 아마 이 소설을 읽고 서평을 남긴 사람이라면 한 사람도 빼지 않고 이 주제에 대해 다뤘을 것이다. [주인공 토니가 자신의 전 여친과 에이드리언(주인공 절친)이 사귀게 된 것을 알고 그들에게 편지를 보낸다. 주인공은 그 일을 새까맣게 잊고 살다가 노년이 되어 그 편지가 자신에게조차 충격적일 정도로 심..

책방/문학 2019.03.17

<변신> 프란츠카프카 3.9

짧지만 강렬했다. 주인공 그레고르가 잠에서 깨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자신이 흉측한 벌레로 변한 것을 알아차린다. 정확히 바퀴벌레라고는 말하지 않지만 갈색 몸통에 배가 둥글고 다리가 얇고 많은 것으로 보아 자연스럽게 바퀴벌레를 떠올리게 되었다. 아마 많은 독자들이 바퀴벌레를 연상하며 읽었을 것이다. 이야기 상 살짝 이해가 안 됐던 것은 회사 상사가 직접 찾아왔던 일이었다. 말단 영업 직원이 결근을 한다고 상사가 집까지 손수 찾아오는 정성이라니. 아무래도 전화가 없어서 (카프카가 이 소설을 쓰기 시작한 것은 1914년이고 1915년에 미국에서 이루어진 전화통화가 대대적인 이벤트였으니)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은 든다. 읽는 내내 그레고르에게 연민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읽는 내내 슬프다. 그러나 이야기는 ..

책방/문학 2019.03.13

<연애의 기억>_ 줄리언반스 3.9

줄리언 반스는 프랑스 메디치 상, 맨부커 상 등 다양한 수상경력이 있는 영국 대표 작가이다. 지인을 통해 이 작가의 명성은 익히 알고 있었고 , 등 대표 작품들도 알고는 있었지만, 줄리언 반스의 책을 읽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작년 8월에 한국에서 발간 된 따끈따끈한 신작으로 줄리언 반스라는 작가를 처음 만나게 되었다. 제목이 좀..? 제목부터 짚고 넘어가야겠다. 일단 원제는 이다. 그대로 해석하면 다. 그런데 왜 한국 버전의 책 제목은 일까? 이 책을 읽은 사람이라면 알 것이다. 단순히 연애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을. '연애'라는 단어가 주는 이미지와 이 책은 너무나 맞지 않다. 물론 제목만으로, 첫 문장만으로 책 전체를 판단해서는 안 된다. 하지만 그렇게 해도 될 만큼 중요한 것이 제목이다. 제목은 ..

책방/문학 2019.02.24

<내 방 여행하는 법> 그자비에 드 메스트르 3.5

이라고 제목을 다시 지을 수 있을 것 같다. 여행의 정의 네이버 사전적 정의: 자기 거주지를 떠나 다른 고장이나 나라로 떠나는 일. 굳이 여행의 의미를 사전적 정의에 맡기고 싶은 생각은 없지만 적어도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이 저자가 방을 여행했다고 느끼진 못했다. 저자는 자신의 거주지, 그것도 자신이 먹고 자는 바로 그 곳에서 여행을 했다(고 한다). '내 방'에 있던 것은 맞으나 여행을 했다는 것에 전적으로 동의할 수 없다. 여행을 했다고 할 수도 있다. 머리속에서. 아니 사실은 그냥 생각의 흐름을 써놓은 것과 다름 없다. 위에서 말했지만 이 이 이 책을 제일 정확하게 표현하는 제목이 될 것이다. 뭐, 자신의 방을 탐색하기는 했다. 책상, 그림, 침대, 의자 등등. 하지만 자신이 오랜 세월 잠들고 깬..

책방/문학 2019.01.21

<핑거스미스> 새라 워터스 4.5

우리는 모두 자신의 이익을 위하여 약간의 거짓말과 약간의 도둑질을 하며 살아간다 ​ 를 봤을 때, 를 리메이크했다는 사실 정도만 알았고 소설에 대해선 전혀 모른 상태로 영화를 봤다. 지금 돌아보니 왓챠에 4점을 주었다. 지금 내게 남아있는 기억을 되짚어 봐도 뛰어난 영상미와 두 여인의 케미스트리가 인상 깊게 남아있다. 몇 년이 흐른 후, 를 읽게 되었다. 정말이지 근무 시간 제외하고 쉬는 날, 지하철에서, 자기 전에, 2주 동안 틈나는 대로 책만 읽었다. 그래도 2주나 걸렸다. ​ 800페이지를 넘는 분량을 다 끝내고 나서 느낀 점은, (아무래도 화제가 많이 됐던 지라 굳이 비교를 하게 되었다.) 는 핑거스미스의 아주 극히 일부분이라는 것이다. 영화에선 두 여인에 좀 더 포커스를 맞춘 듯 보였고, 책은 ..

책방/문학 2018.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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