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연습

이상한 것 속의 진실 (글쓰기연습 642)

임월드 2020. 7. 28. 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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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좋은 질문 642> 31번째 질문

친구가 전화를 해서는 당신이 어제 경찰차 안에 있는 걸 봤다고 한다.

무슨 일이 있었는가?

 

출처_unsplash

 

어제 나는 여느 때와 같이 7월의 여름 햇살을 받으며 길을 걸어가고 있었다. 전날 장대비가 내려서 그런지 하늘은 새파랗고 어느 때보다 태양을 강렬하게 내리쬐고 있었다.

나는 집을 나와 동네의 작은 공원을 지나 대로변의 횡단보도에 서서 신호가 바뀌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신호가 바뀌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갑자기 내 앞으로 경찰차가 서더니 경찰복을 입은 남자 두 명이 내려 나에게 다가왔다. 한 남자가 나에게 말했다. "신고가 들어와서요, 아가씨가 여기 너무 오래 서있어서 이상하다는 신고가요."

나는 이게 무슨 황당한 소리인가 했다. 처음엔 잘못 들은 줄 알았다. 그래서 이 말 밖에는 내뱉을 수가 없었다.

"네?"

경찰 아저씨는 같은 말을 되풀이했다. 내가 여기 너무 오래 서있어서 수상하다는 신고가 들어왔다고 했다. 아니 신호 한번 바뀐 적이 없는데 오래 서있었다니, 너무 황당했다. 그런데 아저씨가 이어서 한 말이 나를 더 기가 막히게 했다. 내가 40분 이상을 서 있었단다. 내 뒷모습을 계속 지켜보던 만두 가게 아줌마가 경찰을 출동시킨 범인이었다.

나는 믿을 수가 없었다. 40분이라니? 만두 가게 아줌마의 부름에 달려온 두 남자가 하는 말은 더 이상 들리지 않았다. 갑자기 내 주변으로 몰려든 사람들과 횡단보도에 대기중이던 운전자들까지 다 나를 보고 있었다. 대체 이게 뭔 일인가, 머리가 백지 상태가 되었다.

정신을 차리고 나니 나는 경찰차 뒷좌석에 앉아 있었다. 수갑은 채워져 있지 않았지만 옆에 앉은 경찰 아저씨가 나를 계속 주시하고 있었다.  운전석에 앉은 젊은 경찰이 말했다.

"왜 40분이나 서 있었던 거에요? 뭔 말을 해줘야 우리도 안심하고 보내주죠. 누구를 기다리고 있었던 거에요?"

나는 40분을 서있지 않았다. 하지만 이상하게 그 말이 입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옆에 앉아있는 경찰도 대답하지 않는 나를 더욱 이상하게 여기는 듯 했다. 그러다 운전석의 경찰이 다시 한 번 질문했다.

"어딜 가고 있었던 거에요?"

아, 나는 그제서야 내가 어딜 가고 있었는지 생각하게 되었다. 그리고는 마침내 모든 진실을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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