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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642 2

어른이 되고 싶다 (글쓰기연습 642)

58번째 질문 내가 더 이상 아이가 아니라는 걸 알게 된 순간 아이에게는 모든 것이 신기하다. 세상은 재밌는 것으로 가득차있어 아이를 좀처럼 심심하게 놔두지 않는다. 비오는 날 길에 고여있는 물 웅덩이는 가장 재밌는 놀이거리 중 하나다. 첨벙 첨벙 밟고 지나가는게 그렇게 재밌을 수가 없다. 비가 쏟아지면 맞는다. 속눈썹까지 흠뻑 젖어 눈을 뜰 수 없는 상태가 되면 맨 손으로 얼굴 세수를 하면 된다. 한 여름 푹푹 찌는날이면 땀을 뻘뻘 흘리며 빠삐코 아이스크림을 먹으면 된다. 길가의 풀잎 사이로 작은 생물이라도 보이면 가던길을 멈춘다. 초록색 생물이 팔다리를 움직이는 모습, 어디로 향하는지, 무얼 찾는지 모든 게 궁금해진다. 그 초록색 생물 하나 때문에 몇 시간 쭈그려 앉아 시간가는 줄도 모른다. 집에 와..

글쓰기연습 2020.09.14

나무와 나뭇잎 (글쓰기연습 642)

105번째 질문 나뭇잎이 바라보는 나무의 모습 나뭇잎은 살아있는 동안 나무의 전체를 바라볼 수 없다. 자신보다 위아래에 있는 또 다른 무성한 잎들만을 볼 수 있을 뿐이다. 아니 어쩌면 나무라는 존재 자체를 모를 수도 있을 것이다. 그저 내 옆, 위, 아래의 가지와 잎들만이 내 동료들이며 그들이 죽기전까지 내가 볼 수 있는 전부이기 때문이다. 나뭇잎이 나무를 바라볼 수 있는 유일한 순간은 스스로의 생을 마감하여 바닥으로 떨어지는 그 순간일 것이다. 해가 수천번 뜨고 지는 동안 항상 자리잡고 있던 그 위치에서 처음으로 벗어나 아래로 향하는 동안 마치 우리가 높은 빌딩을 아래에서 쳐다보듯 그렇게 나뭇잎도 고개를 젖혀 나무를 바라볼 수 있다. 또는 바로 바닥으로 곧바로 떨어지지 않고 바람에 휘날려 나무에서 살짝..

글쓰기연습 2020.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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