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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좋은 질문 642> 105번째 질문
나뭇잎이 바라보는 나무의 모습
나뭇잎은 살아있는 동안 나무의 전체를 바라볼 수 없다. 자신보다 위아래에 있는 또 다른 무성한 잎들만을 볼 수 있을 뿐이다.
아니 어쩌면 나무라는 존재 자체를 모를 수도 있을 것이다. 그저 내 옆, 위, 아래의 가지와 잎들만이 내 동료들이며 그들이 죽기전까지 내가 볼 수 있는 전부이기 때문이다.
나뭇잎이 나무를 바라볼 수 있는 유일한 순간은 스스로의 생을 마감하여 바닥으로 떨어지는 그 순간일 것이다. 해가 수천번 뜨고 지는 동안 항상 자리잡고 있던 그 위치에서 처음으로 벗어나 아래로 향하는 동안 마치 우리가 높은 빌딩을 아래에서 쳐다보듯 그렇게 나뭇잎도 고개를 젖혀 나무를 바라볼 수 있다. 또는 바로 바닥으로 곧바로 떨어지지 않고 바람에 휘날려 나무에서 살짝 먼 곳에 떨어질 수도 있다. 잠시나마 목숨이 붙어있는 나뭇잎은 그제서야 자신이 평생 살고 있던 그 집의 전체를 볼 수 있게 된다. 나뭇잎은 자신 하나가 떨어져나가도 모를 만큼 비범하게 큰 나무가 있었음을 알게된다. 나뭇잎은 죽기직전이 되서야 자신이 얼마나 조그맣고 티도 안나는 존재였는지 깨닫는 동시에 자신을 품어준 자신의 집이 그토록 웅장하고 든든한 울타리였다는 생각을 하며 스르르 눈을 감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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