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연습

글쓰기 연습 642

임월드 2021. 3. 5.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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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좋은 질문 642> 52번째 질문

청소부로 일하는 여자

 

 

그녀를 짝사랑 한 지 3년 째, 그녀는 내가 일하는 건물에서 청소를 하는 직원이다. 고무장갑이라곤  평생 껴보지 않았을 것 같은 작고 말랑해보이는 손에 걸레를 쥐고 늘 피곤한 표정으로 돌아다니며 청소를 한다. 출근 할 때 마다 내가 근무하는 7층 엘리베이터 앞에서 그녀를 마주치곤 한다. 내가 7층에서 내리려고 하면 그녀는 7층 청소를 다 끝내고 엘리베이터에 타는 것이다. 나는 그녀와 좀 더 함께 있기 위해 그녀가 청소 카트를 이끌고 엘리베이터에 탈 때까지 문이 닫히지 않게 잡아준다. 그럴 때 마다 그녀는 "감사합니다" 하며 나에게 싱긋 웃음을 짓는다. 이렇게 3년을 매일 같이 봤다. 그녀는 알까? 피곤이 가득 묻은 무심한 표정도, 걸레를 쥐고 있는 작은 손도 얼마나 소중하고 사랑스러운지 말이다. 그녀는 모를 것이다 자신이 누군가에게는 매우 소중한 존재임을.

 

직원들과 함께하는 점심 식사자리에서 나는 항상 먼저 일어난다. 내가 향하는 곳은 3층, 청소 직원들의 휴게실이다. 12시 40분이되면 사복으로 갈아입고 나오는 그녀를 볼 수 있다. 물론 내 모습이 들키지 않기 위해 그녀가 나가는 방향의 반대쪽에 서있는다. 오늘도 그녀는 40분이 되자 휴게실에서 나왔다. 허리까지 오는 짧은 연보라색 니트 가디건이 작은 키인 그녀를 더욱 돋보이게 한다.  이렇게 이른 시간에 일을 마치면 어디로 향할까? 집으로 갈까? 아니면 또 다른 일을 하고 있을까? 매일 아침 피곤해 절은 모습을 보면 다른 일을 하는 것 같기도 하다.

 

매일 같이 이렇게 혼자 궁금증만 가득 쌓인채 뒷모습만 바라보며 그녀를 보냈었다. 오늘은 그냥 보내기 싫다. 나는 침을 꼴깍 삼키고 그녀에게 성큼 다가가기 시작했다. 그녀에게 닿기 1m전, 그녀가 갑자기 뒤를 돌아봤다. 나는 갑작스레 멈추느라 넘어질 뻔했다. 그녀와 눈이 마주쳤다. 그녀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보여주었던 싱긋한 미소를 내게 지었다.

 

내 심장은 터질듯이 두근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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