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의식의 세계

100만 청년, 기다림 속에서 자신만의 타이밍을 찾는 사람들

임월드 2025. 5. 20.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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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청년 100만명이 쉬고 있다고 한다. 

이것은 현상이다.

모든 현상에는 이유가 있고,

이전에는 없던 새로운 현상을 기존의 관점에서 설명하려고 하면

이는 해결해야 할 '문제'로 보인다. 

 

하지만 이 현상은 진짜 '문제'일까? 

뜯어 고치고, 청년들을 훈계하고, 바로 잡아야 할 문제일까?

기존의 관념대로라면 그렇다. 

 

하지만 난 다르게 생각해보려 한다. 

 

내가 좋아하는 김상욱 물리학자의 말이 있다. 

"모든 일은 자연이 허락해서 일어나는 일이에요"

 

일어날 일은 일어난다.

 

그렇다면 100만 청년이 쉬고 있는 이 현상는 왜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만약 이 현상이 필연적이라면, 이를 새로운 관점에서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기존 질서에 더 이상 반응하지 않는 세대

우리는 늘 그래왔다.

일을 해야 돈을 벌고, 돈을 벌어야 살아갈 수 있다는 믿음.

이 구조는 너무 오래, 너무 깊게 인간의 삶을 지배해 왔다. 

그래서 누군가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집에 머물고 있으면 우리는 본능적으로 불안하다.

 

하지만 지금, 대한민국의 수많은 청년들이

이 구조에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는 현상은 

단순히 개인의 태만이나 나약함이 아니라,

집단 무의식의 방향 자체가 바뀌고 있다는 신호일 수있다.

 

 

에너지의 구조가 바뀌고 있다

부모 세대는 '일 = 생존' 이라는 공식을 내면화하며 살아왔다.

노력은 미덕이고, 성실은 자산이며, 끊임없이 움직여야만 가치있는 삶이라 믿어왔다. 

그들은 그래왔던대로 사회적 통제를 따르며, 주어진 역할과 책임 안에서 묵묵히 일한다. 

 

하지만 자녀 세대는 이 공식을 본능적으로 낡은 것으로 감지하고 있다. 

그들은 더 이상 외부에서 주어진 기준과 질서에 자동으로 반응하지 않는다. 

부모가 따르는 그 질서를 조용히, 그러나 분명하게 거부하고 있다. 

 

그리고 이 거부는 단순한 반항이 아니다. 

기존 구조의 붕괴를 유발하고 있는 에너지의 방향 전환이며, 

권위(authority)의 이동이다. 

 

과거에는 외부에서 권위가 주어졌다.

가정, 학교, 사회, 회사가 정해주는 기준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 '정상적인 삶'이었다.

하지만 지금 세대는 내면에서 스스로 권위를 찾을 때까지 외부 요구에 반응하지 않는다.

 

겉으로는 집단적 무기력 상태에 빠진 것처럼 보이며,

그들의 내면에서는 진정한 내면의 권위에 따라 움직일 수 있을 때까지 기다리는

고요한 에너지가 흐르고 있다. 

 

새로운 삶의 방식을 찾아야 한다는 막연한 감각이

조용히, 그러나 분명하게 진동하고 있는 것이다. 

 

 

의도된 멈춤 ― 창조 이전의 고요

"멈춤은 낡은 세계에 대한 가장 정직한 반응이다"

 

지금 청년들이 보여주는 무반응, 무동기, 무기력함은

사실 '포기'가 아니라 내면의 에너지에 진실하려는 시도일 수 있다. 

 

과거에는 어떤 방식이든 움직이는 것이 옳다고 여겼다.

하지만 지금의 세대는 억지로 움직이는 것보다

진짜 원하는 것을 기다리는 것이 더 정직한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부모가 생계를 책임지고 있는 구조는 

이들에게 '에너지를 저장하고 집중하는 기간'을 제공해, 

외부로부터 오는 생존 압박을 잠시 유예시켜주는 것으로 보인다. 

 

이 현상을 새로운 삶의 방식이 태어나기 직전의 진화적 공백기로 본다면 어떨까.

창조는 늘 혼돈과 멈춤 이후에 찾아온다. 

 

 

세대 간 소통의 단절  

디지털에 익숙한 청년 세대는 물리적 인간관계의 단절을 겪고 있다.

하지만 이는 단순한 퇴행이 아니라, 새로운 연결 방식의 탐색기일 수 있다.

청년들은 여전히 소통하고 있으며, 방식이 다를 뿐이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어떻게든 소통하고 싶어 하는 존재다.

 

다만 그들은 '말' 보다 '상태', '감각'으로 연결되려는 존재일 것이다.  

감정과 분위기, 반응과 몸의 감각을 통해 작동하는 더 미묘한 언어에 가깝다. 

감각과 진동, 그리고 '느낌'이 커뮤니케이션 도구다. 

다만, 아직 그 진동을 의식적으로 언어화하거나 창조로 전환하는 단계에 이르지 못했다. 

그래서 겉보기에 무기력하고 단절되어 보일 뿐이다. 

 

여기서 세대 간 충돌이 일어난다. 

 

기성세대는 말로 가르치고, 논리로 설득하고, 행위로 책임을 증명한다. 

청년 세대는 감각으로 분위기를 읽고, 납득되지 않는 감정에 반응하지 않으며, 

내면이 움직이지 않으면 행위로 옮기지 않는다. 

 

기성세대는 이렇게 말한다. 

"내가 너 나이 땐 이런 고민 할 시간도 없이 일했어."
"아무리 힘들어도 나가서 부딪혀 봐야 알지."
"집에만 있으면 아무 일도 안 일어나."

 

청년 세대는 이렇게 느낀다.

"뭘 해도 마음이 안 움직여요."
"억지로 하면 금방 무너질 것 같아요."
"멈춰 있는 게 지금은 제일 솔직한 선택이에요."

 

지금 일어나고 있는 현상에 기반하면 왜 이렇게 말하는지 이해할 수 있다. 

 

1) 에너지가 따라주지 않는다. (심리/신체 기반)
  - 현대 청년 중 다수가 우울증, 불안장애, ADHD, 수면장애 등으로 병원을 찾고 있다.
  - 특히 진로 문제, 성취 압박, 관계 피로로인한 신경계 피로 누적이 지속되고 있다.
  • 현대 청년 중 다수가 우울증, 불안장애, ADHD, 수면장애 등으로 병원을 찾고 있다.
  • 특히 진로 문제, 성취 압박, 관계 피로로인한 신경계 피로 누적이 지속되고 있다.
2) 무엇을 해야할지 모르겠다 (가치 혼란)
  - 청년 세대의 '무의미감' 관련 키워드 급증'
  - 나 자신이 뭔지 모르겠다'는 내담자 수 증가

부모 세대가 말하는 '안정적인 삶'이 지금 세대에게는 그저 막연하거나 매력적으로 느껴지지 않는다
'직장', '결혼', '집', '출산'
이제는 더 이상 도달 가능한 목표처럼 보이지 않는다. 

3) 움직여도 확신이 없다 (현실 인식)
  - 20대 취업/이직/창업 실패 경험률 증가. 자살 충동 및 사회적 고립 이슈 대두'
  - 준비', '탐색', '자기이해'에 집중하는 청년 관련 프로그램 증가

세상은 너무 빠르고 복잡하게 바뀌고 있다. 단지 노력한다고 삶이 안정되지 않는다는 걸 알고 있다. 

'해야 해서' 하는 게 아니라, 감각이 움직일 때까지 기다리는 본능적인 전략을 택하고 있는 것일지 모른다. 

 

 

결국

한쪽은 '정해진 방향'을 말하고,

다른 한쪽은 '아직은 방향이 보이지 않는다'고 느낀다. 

 

대화는 곧 갈등이 되고, 침묵으로 굳어진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서로를 이해하고 싶은 진심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다만 소통의 채널이 다를 뿐이다. 

 

청년들은 지금, 

스스로도 답을 모른채

내며의 감각을 잃지 않으려고 버티고 있는 중일지도 모른다. 

 

새로운 인간의 출현

지금의 사회구조는

노동을 통해 생산성과 돈이 가치의 기준인 자본 중심,

다른 사람보다 더 잘해야 생존이 가능한 경쟁 기반,

존재가 아닌 성과로 인정받는 성과 지향 시스템이다. 

 

이 구조에서

일=생존,

사랑=사적 영역,

창조=사치 로 여겨진다.

 

그러다 보니 존재의 진실에 눈을 떠도,

먹고살기 위해 자기를 억눌러야 하는 삶을 살게된다. 

 

지금 청년 세대는 이 모든 기존 질서에 대해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거부 반응을 보이고 있다.

설사 본인 스스로 이것을 설명하지 못하더라도,

그들이 움직이지 않는다는 사실 자체가 내면의 저항일 수 있다. 

 

기성세대가 '해아 한다'는 힘으로 움직였다면,

이 세대는 '지금은 아니다'라는 감각에 따라 멈춘다.

그리고 이 멈춤은, 지금까지는 통했던 오래된 시스템이

이제는 더 이상 설득하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다. 

 

새로운(진화된) 인류는 어떤 존재들인가? 

  • 무엇을 성취했는지 보다, '지금 내가 어떤 진동 상태로 존재하고 있는가'를 더 중요하게 여긴다.
  • 좌뇌의 논리와 우뇌의 직관이 균형을 이루며, 이해하려 하기보다 '느끼고 공명하는 힘'이 발달해 있다.
  • 인간은 자연의 정복자가 아니라, 자연의 일부이며 그 흐름을 듣고 따르는 존재임을 감각적으로 알고 있다.
  • 외부의 명령이나 기대가 아닌, 내면의 충동, 리듬, 권위에 따라 움직인다.
  • 삶은 경쟁의 연속이 아니라, 감정의 에너지의 흐름을 기반으로 설계하는 창조의 장이다.
  • 타인과의 관계 역시 말이 아닌 기류, 분위기, 비언어적 진동을 통해 연결된다. 
  • 일과 쉼, 창조와 기다림, 나와 우리 사이의 경계는 점점 흐려진다. 그들은 하나의 유기체처럼 살아가려는 방향으로 이동한다.

 

이런 존재가 현재 '주류'가 아닌 것은 분명해보인다. 

그러나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내면의 권위에 따라 움직이기 시작하면서 

이러한 삶의 방식이 새로운 기준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은 높다. 

 

 

우리는 전환의 입구에 서 있다

인간의 의식 진화는 이미 시작되었다. 

단순히 '먹고살기 위해' 살고 싶지 않은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의식이 바뀌면, 그 의식이 오래 머물수 있는 '틀'도 바뀌어야 한다. 

존재 방식이 바뀌면, 필연적으로 사회 구조의 전환이 요구된다. 

 

기존 시스템은 이미 스스로 무너지고 있다. 

자본주의는 피크에 도달한 뒤 균열 중이다. 

  • AI 자동화 → 대량 일자리 소멸
  • 부의 극단적 편중 → 중산층의 붕괴
  • 경제 성장 → 삶의 질 향상으로 이어지지 않음

미래의 인류가 어떤 존재 방식으로 진화할지, 

사회는 이들의 요구에 맞춰 어떻게 변화할지

지금은 알 수 없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지금이 전환기라는 것이다.

인간의 의식이 기존의 시스템에 순응하지 않고 있으며,

그 흐름은 몇몇 개인이 아닌 집단적 차원에서 발생하여 하나의 '현상'이 되고 있다. 

 

우리는 지금,

한 세대가 내면에서부터 시대를 다시 설계하고 있는 거대한 전환의 입구에 서 있다.

 

그리고 나는 믿는다.

지금, 아무 말 없이 방 안에 앉아 있는 누군가는

이미 다가올 미래 세계에 적응할 준비가 되어 있는,

새로운 인간형의 초기 진동을 감지한 

첫 번째 존재일지도 모른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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