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연습/아침일지

아침일지 10일차_ 너가 좋으면 나도 좋아

임월드 2021. 3. 30.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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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은 우리집에 놀러온 손님을 항상 집까지 차로 바래다준다. 

지인과 함께 놀러가는 날에도 돌아오는 길에는 항상 지인의 집까지, 또는 집과 가까운 역까지 바래다준다. 

 

주말에 남편과 함께 남편 지인의 집에 집들이를 하러 갔다. 

집 주인, 나, 남편, 남편지인 1명 이렇게 총 4명이 모였고, 남편 지인 1명이 갑작스레 일이 생겨 우리도 함께 자리에서 일어나게 되었다. 

남편은 여느때와 같이 그 친구의 약속장소까지 데려다 주겠다고 했다. 

그 친구는 손사래를 치며 괜찮다고 했지만 남편과 오래본 사이라 남편의 성격을 알기에 곧 수긍하며 함께 차에 탔다. 

 

차 안에서 그 친구는 남편과 나에게 이런 말을 했다. 

"이렇게 데려다주는 일에 30~40분을 쓰는게 쉬운일도 아니고, 안 데려다줘도 아무도 뭐라하지 않을 일인데 형의 이런 성격 형수(나)님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그렇게 깊이 생각해보지 않은 주제였다. 

 

집에 가는길에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사실 초반에는 굳이 이렇게까지 해야하나? 싶은 생각이 들기도 했다. 

'왜 매번?' 이라는 생각과 함께 약간의 반감이 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제는 그런 생각이 들지 않는다. 

그날 그 친구의 약속장소는 우리집의 정반대 방향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작은 거부감도 들지 않았다. 

그날 그 친구의 질문으로 이 주제에 대해 깊이 생각을 해봤다.

그리고 남편의 '데려다주기'에 대한 나의 태도에 어떤 변화가 일어난건지 알아냈다. 

 

초반에는 남편의 행동을 '과도한 선의'로 생각했다. 

하지 않아도 아무도 뭐라하지 않을, '굳이'라는 단어를 붙일 수 있는 행동.

그러니까 곧 '쓸데없는 행위'

 

즉 나는 남편의 행동을 판단했다. 

'과도한 선의', '굳이 안 해도될' , '쓸데없는 행위' 라고 말이다. 

 

그런데 지금은 이런 생각을 한다. 

'남편의 마음이 편해야 나도 좋다.' 

 

그 행동이 매번 집을 돌아가야 할만큼 귀찮고, 얼마나 시간을 깎아먹는 일이든, 그것은 중요치 않다.

중요한 것은 남편의 마음이 편한 것이다. 

그것이 진짜 중요한 것임을 깨달았다. 

 

남편은 본인이 데려다주는 것이 마음이 편하기 때문에 그렇게 하는것이다. 

그리고 나에겐 남편의 마음이 편한 것이 중요하다. 

그거면 됐다. 

 

그렇게 생각하고 나니

좀 더 남을 편하게 해주고 싶은, 배려심 있는 남편의 마음이 그렇게 이뻐 보일수가 없었다. 

 

무엇이 진짜 중요한 것인지 깨닫는 것은

진실로 가치있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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