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방/비문학

더해빙_부와 행운을 끌어당기는 힘 2.5

임월드 2020. 7. 19.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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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먼저 출판된 한국인 책이라고 해서 기대를 많이 하고 읽었다.

그게 문제였을까. 실망이 크다.

 

사실 나는 자기계발서를 좋아한다. 자기계발 책은 나의 지극히 평범하고 일반적인 삶에 자극과 동기부여를 불어 넣어주고, 내가 안고있는 고민들을 명쾌하게 정리해주며 때로는 그에 대한 방안까지 제시해주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자기계발서를 읽을 때 마다 깨달음을 얻는다. 이미 알고 있었으나 놓치고 있던 점이나, 새로운 시선 또는 새로운 사고 방식을 배우게 된다.

 

왜 이렇게 서론이 주저리 주저리 길냐 하면....

이 책에선 그런 것들을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다.

 

ㅣ더해빙ㅣ

 

감상평을 한 줄로 말하자면 이렇다.

'내용 자체보다 그것을 알려주는 사람(이서윤)을 치켜세우는데 치중된 책.'

더해빙 기술을 간략하게 말하면 '현재 내가 가진 것들에 집중하고 감사하는 것'이다. '가지고 있음'에 집중하다 보면 이 긍정적인 사고와 행동이 부와 운을 끌어당긴다는 내용이다.

전반적인 스토리는 기자로 일하고 있던 저자가 이서윤이라는 사람을 만나고 인터뷰하며 얻은 깨달음, 그것을 토대로 본인이 실천한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중간 중간에는 한 페이지 짜리 사례 스토리를 넣어 이서윤이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를 지속적으로 상기시킨다.

 

내가 독자로서 이 책을 읽기 전에 기대한 것은 이런 것들이었을 것이다.

# '더해빙'이라는 게 과연 무엇을 뜻할까.

# 이 기술은 무엇일까.

# 이 기술이 부와 행운을 끌어당기는 원리는 무엇일까.

 

위에서 말했듯이 저자는 이 원리에 대해 설득하려는 데 힘을 두기 보다 이서윤이란 사람을 부각시키는 데 더욱 열을 쏟은 듯 하다.

 

하지만 난 이서윤이란 사람이 얼마나 매력있고, 앉아만 있어도 기품이 철철 흘러넘치며, 바라만 봐도 사르르 마음이 녹는 엄청난 눈빛을 소유했는지는 관심이 없다.

관심이 있다 해도 책이 아닌 영상이나 다른 매체를 통해서 알아보면 될 일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큰 거부감이 들었던 대목들이 이러한 이서윤을 묘사하는 문구들이었다. 그를 묘사하는 문구, 수식어들이 (개인적인 생각으론) 불필요하게 많았다.

 

"짙은 녹색 빛깔의 레이스 드레스에 금빛 하이힐을 신고 상앗빛 핸드백을 들고 있었다."

"오렌지색 립스틱 덕분인지 얼굴이 환하게 빛나는 것 같았다."

"따뜻한 빛을 감싸 안듯 서윤이 부드럽게 두 손을 펼치고 말했다."

"꽃이 만개한 봄, 정열의 여름, 낙엽이 내리는 가을과 차가운 겨울, 이 모든 계절이 그녀의 눈 속에서 차례차례 지나갔다."

 

이 외에도 그를 묘사하는 말들이 많다. 틈틈이 끼어있는 이런 묘사 때문에 내용에 집중하는 대신 자꾸 그의 모습을 떠올려야 했다.

저자가 얼마나 그를 엄청난 신적인 존재로 받아들였고 귀인으로 생각했는지, 그 마음을 알겠다.

하지만 독자인 내가 기대했던 것은 그 사람의 존재감이 아니라 '더해빙' 이 갖고 있는 내용, 원리, 실천 등에 대한 것이다.

 

ㅣ더해빙 메시지ㅣ

지금에 집중하라. 지금에 감사하라.

 

ㅣ미래를 예견하는 '구루' 이서윤ㅣ

틈틈이 껴있는 사례집에는 대기업 ceo, 임원, 사업가 등의 사람들이 이서윤의 말을 듣고 행운을 얻게 되는 이야기들이 나온다.

이서윤은 2년 뒤에 안 좋은 일이 일어날 것이라는 예견을 하거나, 주식을 팔아야 되는지 갖고 있어야 되는지 등에 대한 답을 내려준다. 이 말씀을 잘 듣고 기다린 사람들은 행운의 흐름을 타 좋은 일들을 겪는다.

이게 더해빙의 본질과 무슨 관련이 있을까? 이런 이야기를 왜 사례집에 넣은 것일까? 의문이 든다.

 

ㅣ감정에 대한 고정관념ㅣ

그럼에도 이서윤은 대단한 통찰가라는 것은 사실인 듯 하다. 그가 한 말 중, 감정에 대한 이야기가 가장 내 마음에 깊에 남아있다.

 

"자, 친구가 남편과 이혼했다고 해보죠. 그 친구에게 뭐라고 하시겠어요?"

"글쎄요. 힘들 테니 먼저 위로해주고..."

"바로 그거에요. 그게 바로 감정에 대한 고정관념이죠."

그녀는 매혹적인 혁명가처럼 내가 오랫동안 믿어온 관념들을 보기 좋게 뒤집었다. (여기서도, 매혹적인 혁명가라는 와닿지 않는 비유를 굳이 넣어야 했을까)

"우리는 좋은 일과 나쁜 일을 다 정해놓고 그에 따른 감정까지 사회적으로 규정해놓죠. 연인이나 배우자와 헤어지는 것, 건강이 안 좋아지는 것, 사업이 잘 안 되는 것...

이런 일들이 항상 힘들고 불행한 일일까요? ..... 중요한 시기에 주어지는 달콤한 일들이 나중에 독으로 작용하는 경우도 많고, 누가 보아도 불행한 일이 사실은 그 사람을 다시 태어나게 하는 경우도 많죠.

..... 감정에 대한 고정관념은 과학적 진실이 아니에요. 그것은 사회적 통념일 뿐이죠."

 

그렇다. 어떤 일이 생겨나면 그 일 자체로는 아무런 감정의 요소가 없다. 그냥 그 일이 발생한 것 뿐이다. 그것에 의미를 부여하고 호불호를 가르고, 판단하는 것은 인간이다.

어떤 일이든 부정적으로 생각하면 한 없이 부정적으로 빠질 수 있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무한히 감사한 일이 되버린다.

좋은 일과 나쁜 일을 규정해 놓지 않는 것. 이 책에서 내가 얻은 귀한 메시지다.

 

ㅣ결론ㅣ

시간을 들여 읽었으니 건져내는 건 있어야지. 분명 깨달음을 주는 생각도 많이 있었다. 다만 그의 존재를 자꾸 드러내는 묘사 남발에 집중을 제대로 못 했을 뿐이다.

배웠으면 실천을 해야지. 돈 쓰는데 인색하지 말고, 내가 먹고 입고 사는 이 공간을 온전히 느끼고 감사해야지. 그리고 지금 이 시간에 최선을 다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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